[천자 칼럼] 확산되는 공유경제

입력 2019-07-26 17:48  

[ 고두현 기자 ]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이다. 미국 하버드대의 로런스 레식 교수가 ‘필요한 물품을 서로 빌려주고 함께 쓰는 경제 활동’에 붙인 이름이다. 당초 ‘구매가치’보다 ‘사용가치’에 초점이 맞춰졌던 공유경제의 범위는 생산·창업 분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공유주방과 공유실험실이 등장했다.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은 2017년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 뒤 ‘클라우드 키친’이라는 공유주방을 선보였다. 이를 자영업자들에게 빌려주며 배달 인프라와 마케팅 노하우까지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공유주방 사업이 곧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달 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공유주방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그 덕분에 공동 조리공간을 활용한 외식 창업이 활기를 띠게 됐다.

바이오·의료 기술 분야에서는 이른바 ‘개방형 실험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벤처기업과 병원이 협업해 새로운 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꾀하는 시스템이다. 미국 뉴욕대병원은 2017년부터 1만5206㎡(약 4600평) 규모의 공용 실험공간과 사무실을 벤처기업 35곳에 제공하고 있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도 공유 실험실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달 초 대학병원에 공유실험실이 등장했다.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아주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등 5곳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개방형 실험실(538㎡·약 183평)에는 스타트업 30여 개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비싼 광학현미경 등 첨단 장비를 의대 교수들과 같은 조건으로 이용하고 의료진과 수시로 협의한다.

바이오기술 분야 창업은 대학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교수들이 주로 이끌어 왔다. 1세대 상장 바이오벤처로 꼽히는 메디포스트, 마크로젠, 파미셀 등은 의대 교수가 창업한 대표 기업이다.

국내 대학의 공유실험실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그러나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다 보면 미래를 이끌 바이오벤처 신예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표 의료기관인 메이요클리닉 한 곳에서만 기술창업회사 140여 개가 탄생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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